EP02 · 국민연금

국민연금, 지금 받을까? 늦게 받을까?
등록: 2026.09.08
국민연금,
지금 받을까? 늦게 받을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국민연금은 일정 나이가 되어 받게 되는 노령연금을 가리킵니다. 노령연금은 정해진 나이가 되면 받기 시작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시기에 받고 있지는 않습니다.
생활비가 급하면 조금 앞당겨 받을 수 있고, 당장 연금이 필요하지 않다면 수령 시기를 늦춰 앞으로 받을 금액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다만 먼저 받으면 매달 받는 금액이 줄고, 미뤄 받으면 연금액이 늘어납니다.
박정호 씨처럼 수령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면, "얼마를 더 받는가"라는 질문 하나만으로는 답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지금 필요한 생활비는 얼마인지, 연금이 없어도 충분한 소득원이 있는지, 그리고 오래 이어질 노후생활까지 함께 고려해야, 결정하기가 좀 더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박정호 씨의 질문을 따라가며, 언제 받는 것이 나에게 맞는 선택인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노령연금을 받으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가입 기간, 또 하나는 나이입니다.
먼저 가입 기간부터 볼까요? 국민연금에 가입해 보험료를 낸 기간을 다 합쳐서 10년만 넘으면 됩니다. 이직이나 퇴사로 가입과 상실을 여러 번 반복했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기간을 모두 더해 10년을 채우면 되니까요.
여기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바로 나이입니다. 아무리 가입 기간을 채웠어도, 정해진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노령연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만큼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도 늦춰지고 있습니다. 1961년생부터 1964년생까지는 63세, 1965년생부터 1968년생까지는 64세, 1969년생부터는 65세입니다.
정해진 나이가 됐다고 그 달부터 바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보험료를 낸 기간이 10년을 넘었다면, 그 나이가 되는 해의 생일이 지난 다음 달부터 노령연금이 지급됩니다.
박정호 씨가 궁금해했던 '조금 먼저 받는 방법'과 '늦게 받는 방법'에도 각각 공식 이름이 있습니다. 앞당겨 받는 방식은 조기노령연금, 미뤄 받는 방식은 연기연금이라고 부르며, 두 방식 모두 최대 5년까지 시기를 당기거나 미뤄 옮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금 개시 나이가 63세인 사람이라면, 조기노령연금으로는 58세부터, 연기연금으로는 68세까지 받는 시기를 옮길 수 있죠.


연금 개시 시점을 최대 5년까지 앞당기거나 미룰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 선택권이 공짜로 주어지지는 않습니다. 얼마나 깎이고 얼마나 늘어나는지 알아보기 전에, 짚고 넘어갈 점이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보험료를 낸 기간과 낸 보험료 수준에 따라 노령연금의 기본 금액이 정해진다는 것입니다.
가입자가 오래 가입할수록,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낸 보험료가 많을수록 기본 금액이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연금을 언제 받기 시작하느냐가 더해져, 실제로 매달 받는 금액이 줄거나 늘어납니다.
수급자가 수령 시기를 앞당기면 남들보다 먼저 받는다는 점에서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조기노령연금이 적용돼 매달 받는 금액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수급자가 수령을 미루면 당장은 아쉬울 수 있어도, 연기연금이 적용돼 매달 받는 금액이 늘어나는 이점이 있습니다.

노령연금을 1년 먼저 받을 때마다 기본연금액이 6%씩 깎입니다. 최장 5년까지 앞당길 수 있으니, 5년을 앞당겨 받는다면 최대 30%까지 줄어드는 셈이죠.

월 100만 원을 받을 사람이 5년 먼저 받으면 월 70만 원 수준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감액이 5년 동안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평생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감액을 감수하고서라도 조기노령연금을 받고 싶다면,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일해서 버는 돈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소득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그러니까 회사에서 받는 월급이나 사업을 해서 버는 돈입니다. 예금 이자나 주식 배당금 같은 금융소득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한가지 유의할 점은 사업소득에 부동산업 및 임대업에서 발생하는 소득이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2026년 기준선은 월 319만 3,511원입니다. 이 금액을 넘으면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할 수 없습니다.

반면 정시에 받거나 미뤄 받는 경우는 다릅니다. 소득이 있어도 일단 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소득이 이 기준 보다 많으면 연금액 일부가 깎일 수 있는데, 이 부분은 다룰 내용이 많아 별도 편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계속 일할 계획이 있다면, 지금 당장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것보다 미뤄 받는 쪽을 함께 비교해 보는 게 좋습니다. 감액된 금액을 받느니, 그 기간엔 근로소득으로 버티고 나중에 온전한 금액을 받는 게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연기연금은 정해진 나이가 된 뒤에도 노령연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최대 5년까지 미루는 방식입니다. 미룬 금액에는 매월 0.6%, 1년이면 7.2%가 가산됩니다. 5년을 미루면 최대 36%까지 늘어납니다.
정상 수령을 했다면 월 100만 원을 받을 사람을 기준으로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합니다. 5년 먼저 받으면 30% 깎여 월 70만 원이 되고, 5년 미뤄 받으면 36% 늘어 월 136만 원이 됩니다. 같은 사람, 같은 연금인데 언제 받기 시작하느냐에 따라 매달 받는 돈이 66만 원 넘게 벌어지는 셈입니다.

연기연금은 '전부 미루기'만 가능한 게 아닙니다. 연금액의 50%부터 90%까지 10% 단위로, 필요한 만큼만 미루고 나머지는 지금 먼저 받는 '부분연기'도 가능합니다.
미루는 비율은 50%부터 90%까지 고를 수 있습니다. 전부 미룰 필요는 없으니, 당장 생활비도 필요하다면 절반만 미루고 나머지 절반은 지금부터 받는 식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연기 수령은 노령연금을 늦게 받기 시작하는 만큼, 건강 상태에 따라 실제로 받는 기간과 총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다리는 동안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는지, 그리고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연기 후 얼마나 오래 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를 함께 생각해 봐야 합니다.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당장 몇 년 더 받는 조기노령연금과, 늦게 받지만 매달 더 받는 정시·연기연금 중 무엇이 더 유리한지는 결국 '얼마나 오래 받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조기 수령자는 초반 몇 년간 누적 수령액이 앞서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매달 더 많이 받는 쪽이 따라잡습니다.
65세부터 노령연금을 월 100만 원 받게 될 사람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 사람이 5년 일찍, 60세부터 조기 수령을 시작하면 30% 깎인 월 70만 원을 받습니다. 초반에는 당연히 일찍 받기 시작한 쪽의 누적 금액이 많습니다.
65세 시점에 조기 수령자는 이미 5,040만 원을 받았지만, 정상 수령자는 이제 막 받기 시작해 1,200만 원뿐입니다.
하지만 65세 이후부터는 정상 수령자가 매달 30만 원씩(100만 원 vs 70만 원) 더 받으면서 격차를 좁혀오고, 76세를 기점으로 누적액이 역전됩니다.
이후로는 정상 수령자가 계속 앞서, 81세에는 누적 기준으로 1,920만 원을 더 받게 됩니다. 조기 수령은 초반에는 누적액이 많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매달 더 받는 정상 수령이 따라잡는 구조입니다.

최근 조기노령연금을 선택하는 사람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2020년 약 67만 명이던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는 2025년 7월에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26년 4월 말 기준 1,054,616명)
퇴직 후 소득 공백을 겪는 사람이 늘어난 현실과 맞닿아 있는 수치지만, 많이 선택한다고 해서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계산기만으로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다음 네 가지를 함께 짚어보시길 권합니다.



조금 먼저 받으면 당장의 생활비 걱정은 줄일 수 있지만, 기본연금액은 평생 줄어든 채로 받습니다. 정해진 나이부터 받으면 감액 없이 기준 금액을 받습니다.
조금 미뤄 받으면 기다리는 동안의 생활비를 스스로 준비해야 하지만, 앞으로 매달 받는 금액을 키울 수 있습니다.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미루는 절충안도 있습니다.
지금의 생활비, 앞으로의 소득 계획, 건강 상태와 예상 노후 기간을 함께 놓고, 나에게 맞는 수령 시기를 정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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