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2 · 국민연금

일을 다시 시작하면 국민연금이 깎일까요?
등록: 2026.09.10
일을 다시 시작하면
국민연금이 깎일까요?




내년이면 이제 노령연금까지 들어오면 생활비 걱정은 조금 덜겠네…라고 생각했었는데, 얼마 전 노령연금을 받으면서 소득이 있으면 연금이 깎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을 하고, 소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노령연금이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노령연금이 어떤 소득을 기준으로 언제까지 감액하는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요즘은 은퇴했다고 일을 완전히 그만두는 시대는 아닙니다. 시간제나 요일제 근무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도 하고, 자문/고문으로 그동안 쌓은 전문성을 활용하기도 하죠. 박희선 씨처럼 가게를 운영하며 새로운 사업소득을 만드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분들의 연금이 일괄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노령연금(국민연금 가입자가 노후에 받는 급여)은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을 때만 감액 여부를 따지고, 그마저도 수급을 시작한 뒤 처음 5년 동안만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박희선 씨가 63세부터 노령연금을 받는다면, 63세부터 67세까지의 5년이 감액 여부를 따지는 기간입니다.
68세가 된 뒤에는 소득이 많더라도, 소득활동을 이유로 노령연금이 감액되지는 않습니다.

소득이 기준을 넘어 연금이 한 번 깎이면, 그 상태로 계속 가는 건 아닐까 걱정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감액 여부는 해마다 그해 소득으로 다시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63세에 가게 소득이 기준을 넘어 연금이 일부 줄었다고 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65세에 사정이 생겨 가게 규모를 줄이거나 문을 닫아 소득이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이전에 감액됐던 것과 상관없이 그해부터 다시 온전한 노령연금을 받습니다. 소득으로 인한 감액은 첫 5년 동안, 그것도 그해 소득 기준으로만 판단하는 것이지 평생 지속되는 건 아닙니다.
다만 감액 여부는 그해 실제 소득을 기준으로 정해지는데, 그해 소득이 그해 안에 딱 확정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국세청 종합소득세 신고가 다음 해 5월에야 끝나기 때문에, 올해 소득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내년 봄이 돼야 나옵니다.
그래서 국민연금공단은 일단 작년이나 재작년 소득, 혹은 지금까지 신고해온 소득 자료를 가지고 매달 감액 여부를 먼저 적용합니다. 그러다 다음 해 6~7월쯤 진짜 소득 자료가 확정되면, 그걸로 다시 계산해 봅니다. 이때 이미 받은 금액과 실제 계산된 금액이 다르면, 부족했던 만큼은 더 지급되고 많이 받았던 만큼은 다시 정산됩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노령연금 감액 여부를 판단할 때 보는 것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입니다. 사업소득에 부동산업 및 임대업에서 발생하는 소득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반면 예금·적금 이자, 주식·펀드 배당, 국민연금, 퇴직연금, 연금저축 인출액 등은 감액 판단에 넣지 않습니다.
프리랜서의 자문료나 강사료는 소득의 계속성과 반복성에 따라 소득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업소득으로 분류되면 감액 판단에 포함되지만,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는 경우 감액 판단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박희선 씨의 가게 일이 조금 줄어 사업소득이 월 500만 원이 되고, 소득의 나머지 100만 원은 예금 이자와 연금저축 인출액으로 채운다고 해 보겠습니다.
한 달에 들어오는 돈의 총액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감액 판단에 잡히는 금액은 6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내려갑니다.
예금 이자와 연금저축 인출액은 감액 기준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한 달 소득은 같아도 감액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노령연금 감액 제도는 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연금을 줄이는 제도가 아닙니다. 연금을 받는 사람이 근로·사업소득을 어느 정도 얻고 있는지 살펴보고, 일정 수준을 넘을 때만 감액 여부를 판단합니다.
2026년에는 월평균 근로·사업소득이 약 519만 원을 넘을 때부터 노령연금 감액 여부를 따집니다. 이 금액은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 소득 수준(월 319만 3,511원)에 200만 원을 더한 기준입니다.
종전에는 이 평균 소득 수준을 조금이라도 넘으면 감액이 시작됐습니다. 2026년부터는 200만 원을 더한 금액에 이르러야 감액을 따지도록 기준이 높아졌습니다.
여기서 기억할 점은 하나입니다. 월 519만 원은 가게 매출이나 월급 명세서에 적힌 금액을 그대로 뜻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업 운영으로 인한 가게 매출과 국민연금이 보는 사업소득은 같은 숫자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죠.





그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월 매출 900만 원을 그대로 기준선과 비교하면 안 됩니다. 가게를 운영하려면 임대료도 내야 하고, 재료도 사야 하죠. 직원 급여와 카드 수수료, 공과금도 빠져나갑니다. 감액 여부를 판단할 때 보는 숫자는 '얼마를 팔았는가'가 아니라, 비용을 빼고 실제로 얼마가 남았는가입니다.
박희선 씨의 월 매출은 900만 원이지만, 박희선 씨의 국민연금공단이 파악하는 사업소득이 얼마인지를 먼저 계산해 봐야합니다.
박희선 씨가 한 달에 9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필요한 비용이 임대료 180만 원, 재료비와 매입비 130만 원, 인건비 70만 원, 카드 수수료와 공과금 20만 원이 든다고 해보죠. 한 달 필요경비는 모두 400만 원입니다.
이 경우 매출 900만 원에서 필요경비 400만 원을 빼면, 박희선 씨의 월 사업소득 금액은 500만 원이 됩니다. 노령연금 감액 여부를 판단할 때 비교하는 금액도 매출 900만 원이 아니라 사업소득 금액 500만 원입니다.
월 사업소득 금액 500만 원은 2026년 감액 판단 기준선인 월 519만 3,511원보다 낮기 때문에 다른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없다면 노령연금 감액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진짜 중요한 건 세무 신고입니다. 실제로 쓴 비용이라도 신고에 빠져 있으면 사업소득 금액이 그만큼 높게 잡히고, 없는 소득 때문에 감액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박희선 씨의 경우 경비 400만 원 중 30만 원만 누락돼도 사업소득 금액이 530만 원으로 올라가 기준선을 넘게 되죠. 연금 개시 전에 세무 신고 자료를 한 번 살펴보고, 필요경비가 빠짐없이 반영됐는지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번에는 가게가 더 잘 돼서, 필요경비를 모두 빼고도 월 사업소득 금액이 600만 원 남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기준선인 519만 3,511원을 넘었으니 감액 대상입니다.
그렇다고 600만 원 전체를 놓고 깎는 것은 아닙니다. 기준이 되는 숫자는 2026년 A값 319만 3,511원을 초과한 금액, 약 280만 원입니다. 감액 규모는 이 초과 소득월액이 어느 구간에 들어가느냐로 정해집니다.
200만 원까지는 감액이 없습니다. 200만 원을 넘으면 기본 15만 원에 초과분의 15%가 붙고, 300만 원을 넘으면 기본이 30만 원으로 올라가면서 초과분의 20%, 400만 원을 넘으면 기본 50만 원에 초과분의 25%를 더합니다. 많이 벌수록 기본 감액 규모도, 감액 비율도 함께 커지는 구조죠.
총 감액 규모에는 상한도 있습니다. 소득이 아무리 늘어나도 한 달에 줄어드는 금액은 본인 노령연금액의 절반을 넘지 않습니다. 월 120만 원을 받는 박희선 씨라면 최대 60만 원입니다.

박희선 씨의 280만 원은 첫 감액 구간인 200만~300만 원에 들어갑니다. 기본 15만 원에, 200만 원을 넘는 약 80만 원의 15%인 12만 원을 더합니다. 합쳐서 월 27만 원입니다. 노령연금이 월 120만 원이라면 27만 원이 줄어 약 93만 원을 받게 되죠.

월평균 소득이 519만 3,510원까지라면 노령연금은 감액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금액을 넘어서는 순간 감액은 15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1원을 더 벌어 월평균 소득이 519만 3,511원이 되면, 늘어난 소득은 1원인데 노령연금은 월 15만 원이 줄어듭니다. 연으로 치면 180만 원 차이죠. 나의 소득이 기준선 근처라면, 추가로 얻는 소득이 연금 감액분보다 큰지 먼저 계산해 보세요.


소득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가게를 바로 줄이거나 일을 그만둘 필요는 없습니다. 연금 감액은 사업을 계속할지 결정할 때 고려할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입니다.
조정할 수 있는 것은 크게 셋입니다. 얼마를 버는가, 언제 얼마 동안 일하는가, 언제부터 연금을 받는가.

먼저 가게를 유지했을 때의 순소득과, 감액 후 노령연금을 합친 금액을 계산해 보세요. 감액이 월 27만 원인데 가게에서 그보다 훨씬 많이 남는다면 규모를 유지하는 편이 낫습니다.
영업일이나 영업시간을 줄이면 감액에서 벗어날 수는 있지만, 그만큼 소득도 함께 줄어듭니다. 줄어드는 소득과 피할 수 있는 감액액을 먼저 비교해 보고, 두 금액이 비슷하다면 그때는 일하는 시간과 여유를 어떻게 나눌지도 함께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득의 크기를 조정하는 것만이 방법은 아닙니다. 언제, 얼마 동안 일했는지에 따라 감액 여부가 달라집니다. 노령연금 감액은 1년 동안 번 소득의 크기가 아니라, 소득활동을 하는 동안 한 달에 평균 얼마를 벌었는지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월평균 소득 금액은 연간 소득을 12개월로 나누지 않고, 실제로 일한 개월 수로 나눕니다.
같은 2,400만 원을 벌어도 1년 내내 일했다면 한 달에 200만 원을 번 셈이지만, 4개월만 일했다면 한 달에 600만 원을 번 것으로 계산됩니다.

이처럼 일을 한 기간이 짧을수록 같은 소득도 한 달 기준으로는 더 크게 계산돼, 노령연금 감액 기준을 넘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게를 연중에 시작하거나 정리할 계획이라면, 연간 예상 소득만 보지 말고 실제 종사 개월 수로 나눈 월평균 소득 금액을 먼저 계산해 보세요.
그 금액이 감액 기준을 넘는다면, 사업 시작·정리 시점이나 영업 기간을 포함해 생활비 계획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령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는 방법도 있습니다. 여기서 알아두면 좋은 점이 하나 있는데, 감액 여부를 따지는 5년은 연금을 실제로 받기 시작한 때가 아니라 원래 받을 수 있었던 나이부터 셉니다.
박희선 씨라면 63세부터 67세까지죠. 연금을 받든 받지 않든 이 5년은 그대로 흘러갑니다. 그래서 개시를 5년 미뤄 68세부터 받으면, 그때는 감액 기간이 이미 지나간 뒤입니다. 미룬 대가로 연금액도 1년당 7.2%씩, 5년이면 36% 늘어나고요.
다만 공짜는 아닙니다.

63세부터 67세까지 5년간은 연금이 들어오지 않으니 그동안의 생활비를 스스로 감당해야 하고, 늦게 시작한 만큼 받는 기간도 짧아집니다.

연기 수령은 "감액을 피하는 방법"이라기보다 당장의 현금흐름과 나중의 월 연금액 사이에서 무엇이 더 유리한지 비교하는 선택입니다.
은퇴 후에도 일을 이어 가고 싶거나, 가게에서 얻는 소득이 생활에 보탬이 된다면 연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계획을 접을 필요는 없습니다. 막연히 걱정하기보다 내 소득이 감액 기준을 넘는지, 실제로 연금이 얼마나 조정되는지부터 차분히 확인해 보세요.
매출액이 아니라 필요경비를 뺀 사업소득 금액을 살피고, 다른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다면 함께 계산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게를 시작하거나 정리하는 해에는 실제로 일한 개월 수까지 확인하고, 감액이 적용될 수 있는 처음 5년 동안의 생활비도 미리 그려 보세요.
그다음 가게 규모를 유지할지 조정할지, 일을 계속할지, 노령연금 수령 시기를 늦출지 내 상황에 맞춰 비교해 보면 됩니다. 노령연금 감액 여부는 사업을 계속할지 결정할 때 확인해야 할 조건 중 하나입니다. 내 소득과 생활비, 앞으로의 일 계획을 함께 비교한 뒤 판단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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