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3 ·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성과급, 현금으로 쓸까? 연금으로 쌓을까? 성과급 DC 적립부터 IRP·세액공제까지
등록: 2026.10.27





경영성과를 직원들과 나누는 회사가 늘고 있습니다. 성과급은 회사에는 직원의 의욕을 높이는 방법이고, 직원에게는 한 해의 노력을 인정받는 보상입니다.
다만 같은 성과급이라도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실제로 남는 돈은 꽤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받자마자 세금이 크게 빠지기도 하고, 받는 방식에 따라 세금을 줄이면서 노후 자산으로 쌓을 수도 있죠.

경영성과급은 급여와 마찬가지로 근로소득이라, 그해 받은 급여와 합산해 과세합니다. 우리나라 소득세는 소득이 많을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누진세 구조이기 때문에, 연봉에 성과급이 더해지면 세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금액의 성과급을 받더라도 이미 높은 세율 구간에 있는 고액 연봉자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되죠.

세금이 이렇게 빠져나가니, 회사도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성과급을 바로 주는 대신 퇴직연금 DC 계좌에 적립해 주는 '경영성과급 DC 제도'입니다. 이 제도를 도입하거나 검토하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최수혁 씨의 회사가 올해부터 성과급 일부를 퇴직연금 계좌에 넣어주기로 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래도 고민은 남습니다. 세금을 아낄 수 있다고 해도, 당장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드는 건 아쉬우니까요. 목돈이 들어오면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떠오르는 게 당연합니다.
사실 둘 중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현금은 지금의 나를 위한 돈이고, DC 적립은 미래의 나를 위한 돈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금과 나중 중 어디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따져 보고 결정해야 할까요? 이번 편에서는 최수혁 씨의 고민을 따라, 세금은 얼마나 달라지는지, 노후 자산에는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은 회사가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부담금을 납입하고, 근로자가 적립금을 직접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회사가 부담할 금액은 정해져 있지만, 퇴직 시 받는 금액은 운용 성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경영성과급 DC제도는 여기에 성과급을 추가 부담금으로 적립하는 방식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언제, 어떤 소득으로 과세되느냐"입니다. 현금으로 받으면 지급되는 해에 근로소득으로 과세됩니다.
반면 요건을 갖춰 DC에 적립하면 근로소득에 포함되지 않고, 과세 시점이 퇴직급여를 받을 때로 이연됩니다. 이때 내는 세금도 근로소득세보다 부담이 적은 퇴직소득세입니다.

또한 경영성과급을 DC 계좌에 적립할 때는 세금을 떼지 않은 성과급 전액이 퇴직연금에 편입되어 운용됩니다.


있습니다. 직장인의 근로소득에는 국민연금보험료,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가 부과되고, 경영성과급도 근로소득이므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DC형 퇴직연금에 이체한 성과급에는 이러한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이는 회사에도 이득입니다. 회사 역시 퇴직연금 계좌에 이체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사회보험료 회사 부담분을 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성과급을 소비하지 않고 적립해 두었다가 퇴직 후 연금으로 받아 노후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과세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퇴직소득은 한 직장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형성된 소득이라, 퇴직하는 해에 받더라도 그해의 소득으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퇴직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하지 않고, 따로 분리해 과세합니다(분류과세). 퇴직급여를 근속연수로 나눠 세율을 적용하고, 산출한 세액에 다시 근속연수를 곱합니다(연분연승). 과세표준이 낮아져 낮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또한 퇴직급여는 노후생활비의 재원이므로 근속연수공제와 환산급여공제로 세 부담을 줄여 줍니다(각종 공제).

따라서 같은 금액이라도 퇴직소득으로 인정받으면 세 부담이 줄어듭니다. IRP 이외의 일반계좌로 퇴직급여를 받는 경우 퇴직급여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IRP 등 연금계좌로 옮겨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한도 내 인출)하면 수령 연차에 따라 퇴직소득세를 30~50%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영성과급 DC 제도를 원한다고 마음대로 넣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① 성과급을 퇴직소득으로 인정받으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우선 퇴직급여제도 적용 대상 근로자 전원을 적립 대상으로 해야 합니다. 누구는 이체하고 누구는 하지 않는 식으로 정할 수는 없습니다.
② 적립 비율은 가입자마다 달리 적용할 수 없고, 근로자가 임의로 변경할 수도 없습니다. 다른 직원이 50%를 적립한다면 본인만 30%로 정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경영성과급을 퇴직연금으로 이체하려면, 이체 방법과 비율이 회사의 퇴직연금 규약에 명시되어 있어야 합니다.
③ 퇴직연금 DC형 도입이 필요합니다. 아직 도입하지 않았거나 DB형만 운영하는 회사라면 먼저 DC형을 도입해야 합니다.

임금상승률이 높은 회사의 근로자라면 오른 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급여가 산정되는 DB형을 유지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DB형과 DC형 모두 퇴직급여 재원을 외부 금융회사에 맡긴다는 점은 같지만, 적립금 운용 결과를 누가 책임지느냐와 퇴직급여 산정 방식이 다릅니다.
DB형은 회사가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근로자의 퇴직 직전 평균임금과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퇴직급여를 계산합니다. 따라서 임금상승률이 높고 장기근속이 예상되는 근로자에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면 DC형은 회사가 매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적립하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합니다.
퇴직급여는 적립금과 운용 성과에 따라 달라지므로, 운용수익률이 높을수록 유리한 구조입니다. 즉, DB형은 임금상승률, DC형은 운용수익률이 퇴직급여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입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DC형은 같은 날 입사해 같은 급여를 받고 같은 날 퇴직하더라도, 운용수익률이 높은 사람이 더 많은 퇴직급여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과급을 이체하려고 DC형으로 전환하면 DB형의 장점을 잃을 수 있어, 혼합형 제도를 도입하는 사업장이 늘고 있습니다.
혼합형은 근로자가 DB형과 DC형에 동시에 가입해, 매년 발생하는 퇴직급여를 나눠 적립하는 제도입니다.
DB형 적립 비율을 높게 설정하면 DB형의 장점은 살리면서 성과급은 DC형 계좌에 적립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DB형 99%, DC형 1%로 설계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다만 혼합 비율은 모든 근로자에게 동일하게 하나만 둘 수 있으며, 근로자가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없습니다. 회사가 비율을 변경할 때도 DC형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만 가능합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경영성과급 DC 제도는 회사에 DC형 퇴직연금이 있어야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퇴직금제도만 있거나 DB형만 운영하는 회사라면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회사가 제도를 도입했더라도 "적립하지 않겠다"라고 선택해 현금으로 받은 사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우리 회사는 해당이 안 되네" 하고 아쉬운 마음이 드실 수 있지만 절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성과급을 현금으로 받은 뒤 IRP나 연금저축 같은 연금계좌에 직접 납입하면, 회사 제도와 관계없이 누구나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두 방식은 절세 구조가 다릅니다.
DC 적립은 과세 자체를 퇴직 시점으로 미루는 방식입니다. 성과급에 근로소득세와 4대보험료가 처음부터 붙지 않습니다.
반면 현금으로 받은 성과급에는 이미 근로소득세와 4대보험료가 부과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IRP 납입은 이미 낸 세금의 일부를 연말정산에서 돌려받는 방식입니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연금계좌라고 부릅니다. 연금계좌에 한 해 1,800만 원까지 저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축한 돈을 모두 세액공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액공제는 연금저축과 IRP 계좌를 합쳐 연 900만 원까지이고, 그중 연금저축은 600만 원까지만 인정됩니다.
연금저축에 600만 원을 넣었다면 IRP에 300만 원을 더 넣어 한도를 채울 수 있죠. IRP 하나로 900만 원을 모두 채워도 됩니다.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월급에서 매달 조금씩 나눠 넣는 것입니다. 한 달에 75만 원씩이면 연말까지 900만 원이 채워집니다. 하지만 바쁘게 지내다 보면 챙기지 못하고 연말을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성과급 같은 목돈이 좋은 기회가 됩니다. 그해 채우지 못한 한도만큼 성과급의 일부를 연금계좌에 넣으면, 한 번에 세액공제 한도를 채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율은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16.5%, 이보다 소득이 많은 사람은 13.2%입니다.

예를 들어 현금으로 받은 성과급 중 500만 원을 IRP에 넣으면, 총급여 5,500만 원 이하인 근로자는 82만 5,000원(16.5%), 초과하는 근로자는 66만 원(13.2%)을 연말정산에서 세액공제 받습니다.
성과급을 현금으로 받으면서 먼저 냈던 세금의 상당 부분을 다시 찾아오는 셈입니다.



성과급은 한 해의 보상이지만,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미래의 나에게 주는 보너스가 되기도 합니다. 현금으로 받으면 높은 세율로 바로 세금을 내지만, DC형 계좌에 적립하거나 연금계좌에 넣으면 세금을 줄이거나 미루고, 그 돈은 계좌 안에서 계속 운용됩니다.
DC형에 적립한 성과급을 나중에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30~50% 덜 내고, 오래 나눠 받을수록 감면 폭이 커집니다.
다만 절세만 보고 결정하지는 마세요. 연금계좌에 넣은 돈은 노후까지 묶어 두는 돈이고, 성과급 DC 적립은 한 번 고르면 다음 규칙 변경 때까지 바꿀 수 없습니다.
"얼마를 넣을까?"보다 "노후에 얼마가 필요할까?"를 먼저 생각해 보세요.
적립 제도는 회사의 퇴직급여 담당 부서에, 세액공제는 가입한 금융회사나 국세상담센터(126)에 먼저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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